축제의 재발견 ; ‘젠더 감수성 높은’ 대학주점 만들기
1. “눈요기는 필수? NO!” 여성을 대상화하는 선정적인 홍보나 지나친 호객행위는 하지 않습니다. 홍보포스터를 ‘평범한’ 여성의 눈으로 다시 한 번 점검하고 학우들을 향해서 쓰는 말에 지나침이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모두가 힘들고 즐겁게 준비한 주점. 손님이 많아 수익을 최대한 높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지나치게 선정적인 문구를 사용하거나 과도한 신체 노출을 무기삼아 홍보하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을 끌어당기거나, 접촉하는 호객행위는 오히려 불편함이나 불쾌감을 유발합니다.
2. “누가 요리사?” 주점에서의 역할을 고리타분한 남녀성역할에 고정하지 않습니다. 보다 자유롭게 어떤 역할을 새로이 나눠서 할지 회의와 토론을 통해 결정합니다.
주점을 운영할 때 다양한 역할들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어쩌다 보니’ 주점 운영에 있어 요리는 나이 있는 여자 선배가, 호객은 나이 어린 여자 후배가, 무거운 생수 옮기기는 예비역 남자 선배가 주로 맡게 됩니다. 조금만 더 생각하면 주점을 보다 새로운 체험의 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역할도 상대의 입장이 되어 서로 존중하며 새로운 역할을 적극적으로 시도해봅니다.
3. “내가 하면 그냥 친밀감의 표현? NO! ” 성희롱과 성추행으로부터 자유로운 주점을 만듭니다.
학교 축제에서의 주점은 자유로운 대학의 문화를 즐기고 선후배, 동기들과의 추억을 만드는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고 흥겨워하는 분위기가 위험하게 선을 넘을 때가 많습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들이 무조건 친밀감의 표현이라고 안심하지 마세요. 항상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술을 따르게 하거나 노래와 춤을 시키거나, 손을 잡고 혹은 무릎에 앉히는 것 등의 행동들은 불쾌감을 주는 성희롱, 성추행이 됩니다.
4. “술이 웬수? NO! ” 만취 상태에서 이루어진 성폭력도 엄연한 처벌대상입니다.
과거에는 술이 성폭력 가해행위의 ‘면죄부’가 되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 가볍게 처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술을 마셔서 ‘자신도 모르게’ 성폭력 가해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행위를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술을 마신다고 보고 있습니다. 술이 증발하는 알콜처럼 나의 잘못을 없애주지는 않습니다. 과도한 음주를 삼가며, 상대방과 함께 즐거울 수 있는 멋진 술자리를 만듭니다.
2013년 9월
중앙대학교 인권센터